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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안강 산폐장 10일 최종 심의, 오직 법과 원칙에 따른 결단

오마이경주 기자 입력 2026.09.08 15:09 수정 2026.09.09 08:47

내일 10일, 경주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탁상 위로 안강읍 두류공업지역 내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사업 안건이 오른다. 이번 심의에서 부결될 경우 향후 3년간 동일 안건의 상정이 제한되는 만큼, 십수 년을 끌어온 기나긴 갈등의 마침표를 찍을 사실상의 마지막 관문이다.

안강 읍민들의 타는 속내를 모르는 바 아니나. 개방형 시설로 인한 악취와 환경오염 우려, 불과 380m 떨어진 방위산업체 풍산 안강공장의 화재 위험성, 나아가 지역 농산물 이미지 훼손 등 주민들이 제기하는 불안감은 26년간 지역 현장을 누벼온 기자로서도 십분 공감하는 대목입니다. 과거 시장이 읍민들 앞에서 내걸었던 '추진 불가' 약속까지 겹쳐있으니 민심이 들끓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법은 냉정 해야한다. 동전의 앞뒷면처럼 앞면만 볼것이라 아니라 뒷면인 사업시행사 측면 역시 민원인일 것이다. 매립장 조성을 위해 관련 법령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준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경주시의 끝없는 보완 요구에도 묵묵히 서류를 고치며 협조 했을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지역구 시의원이 제기한 '불법 매립' 의혹으로 비가오는 가운데 경주시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민간 사업 부지 곳곳을 파헤치는 아이러니한 일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결과는 굴착기가 땅을 파낼수록 선명해진 '사실무근'이었다. 어찌 된일인가 근거 없는 '카더라'식 헛소문과 다수의 목소리를 앞세워 사업주는 곤혼을 치뤘다고 한다. 합법적으로 사업자가 무언의 압박을 당하고 흠집이 나는 상황이다. 아니며 말고씩 십수 년간 수십억 원의 손해를 감내해 온 기업 입장에서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며 부결 시 전방위적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제법으로 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상황이 이렇게 꼬인 것은 민민간의 갈등만은 아닐 것이다. 이는 단언코 중심을 잃은 행정 관청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볼수 있다. 인허가권을 쥔 행정은 명확한 법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거센 민원 앞에 '주민 수용성'이라는 모호한 명분 뒤로 숨어 정무적 판단으로 시간을 끌어온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적 요건을 다 갖추고도 막무가내식 반대에 밀려 행정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인허가권을 무기로 한 기업에 대한 폭력이며 명백한 직무유기에 가깝다.

작금의 사태는 비단 안강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암곡동 대규모 풍력발전, 강동면 폐철도 부지 태양광, 경주시 통합 폐기물처리를 위한 하수처리시설 등 경주의 발전을 이끌어야 할 굵직한 민간 투자 사업들이 도처에서 극심한 갈등과 맹목적인 반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법과 원칙이 여론에 밀려 길을 잃는다면, 앞으로 도대체 어떤 기업이 경주라는 도시를 믿고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겠는가.

이제 공은 경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님들의 손에 넘겨졌다. 이번 심의는 단순히 매립장 안건 하나를 처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경주시가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신뢰할 수 있는 행정 도시인가를 대내외에 천명하는 중대한 시험대일 것이다.

민원의 크기나 정치적 셈법에 흔들려서는 안 될것이며, 오직 팩트(Fact)와 객관적 진실, 그리고 법적 요건에 입각하여 공정한 심의를 해야 한다. 쾌적한 환경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합법적인 절차를 밟은 민간의 투자를 보호하고 지역 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것 역시 경주를 살리는 길이다. 진정 경주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뇌와 혜안이 담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지역의 소모적인 갈등을 끊어낼 용기 있는 판결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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