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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보장생활> 1개월 붓고 평생 연금? 국민연금 '추납'의 두 얼굴과 우리의 노후

오마이경주 기자 입력 2026.09.08 15:11 수정 2026.09.09 08:46



요즘 세간의 화제는 단연 '1개월 일하고 평생 연금을 받는 꼼수'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최근인 2026년 9월 3일, 국민연금 추후납부(추납) 제도의 전면 개편 검토를 공식화했다. 당국은 단 한 달만 국민연금에 가입했던 사람이 나중에 119개월 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몰아서 내고 평생 매월 노령연금을 타가는 기형적인 구조에 본격적인 메스를 대겠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외국인들의 추납 얌체 활용 논란이 도화선이 되었지만, 내국인 역시 제도의 맹점을 이용한 '재테크성 추납'이 끊이지 않아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고 연금 전문가들은 전했다.

국민연금 추납 제도의 본래 취지는 무척이나 따뜻하고 필수적인 사회 안전망이었다. 실직이나 사업 실패, 혹은 육아와 가사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이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자는 것이 핵심이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했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납부 예외자가 되었던 분들이, 노후에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지 않도록 뒤늦게라도 가입 기간을 채울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구제책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취지로 만든 제도라도 맹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난 2020년 12월 법 개정을 통해 추납 가능 기간을 '최대 119개월(10년 미만)'로 제한했지만, 구멍은 여전히 뚫려 있었다. 국민연금은 최소 120개월(10년)을 채워야 평생 연금 수급권이 발생한다. 즉, 과거에 단 1개월만 보험료를 낸 기록이 있다면, 나머지 119개월 치를 은퇴 직전에 목돈으로 납부하여 120개월을 기계적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일부 부유층 사이에서는 이를 고수익 연금 상품처럼 악용하는 '강남 사모님 재테크'가 유행했다. 낸 돈보다 훨씬 많은 혜택을 받아 가는 국민연금의 특성상, 성실하게 매달 연금을 납부해 온 대다수 서민과 직장인들에게는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다. 제도를 악용하는 무임승차는 연금 기금 고갈을 앞당길 뿐이므로, 실제 납부 기간과 추납 한도를 연계하는 등 제도의 수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26년간 우리 경주 지역 곳곳의 현장을 누벼온 지역 언론인의 시각에서, 이번 제도 개편에 우려되는 바 역시 적지 않다. 작은 가게 하나열어 평생 나물을 팔아온 상인들, 뙤약볕 아래서 농사짓느라 연금은 생각조차 못 했던 농어민들 그리고 아이들 키우느라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수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들에게 추납 제도는 꼼수 재테크가 아니라 노후의 '마지막 동아줄'일 것이다. 당장 먹고살기 바빠 국민연금을 챙기지 못하다가, 자식들 다 키워놓고 뒤늦게 쌈짓돈을 모아 노후를 준비하려는 우리 이웃들에게 추납 제도의 문턱이 너무 높아진다면, 결국 빈곤한 노년을 방치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얌체족을 잡으려다 선량한 서민의 기회마저 빼앗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 정부의 개편안이 확정되어 제도가 깐깐해지기 전에, 우리 지역 주민들은 이 제도를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첫째, 국민연금공단 경주지사를 방문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의 과거 '납부 예외' 및 '적용 제외'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먼저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재무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둘째, 119개월 치를 한 번에 내는 목돈이 부담스럽다면 최대 60개월까지 분할 납부하는 제도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지레 겁먹고 포기할 필요가 없다. 셋째, 직장 생활 등으로 이미 7~8년 정도 연금을 납부한 이력이 있는 자영업자나 주부라면, 부족한 2~3년의 기간만 추납으로 채워 평생 연금 수령의 최소 기준인 10년(120개월)을 넘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노후 대비책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국민연금은 매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주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률 측면에서 시중의 어떤 금융상품보다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다. 정부는 성실한 납부자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의 구멍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동시에, 뒤늦게나마 스스로 노후를 책임지려는 서민들의 의지마저 꺾지 않도록 정교한 핀셋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바뀌는 연금 제도의 흐름을 예의주시해 현명하게 각자의 노후라는 몫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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