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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

부끄러운 경주-이란 축제

경주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3.13 10:55 수정 2017.03.13 10:55

사 설

사 설

부끄러운 경주-이란 축제


11일부터 14일까지 이란 이스파한 시에 있는 체헬소툰 궁에서 경주시가 ‘2017 실크로드 코리아-이란 문화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신라고취대를 비롯한 경주 공연단과 최양식 경주시장을 비롯한 시의원과 관련 공무원 100여명 정도가 참석하는 모양이다. 한복체험과 비빔밥 체험, 경주홍보관 등 여러 가지 한국과 경주를 알리는 행사가 기획되어 있는 모양이다. 경주시는 대장금에 출연했던 배우 박은혜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여 홍보활동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의회에서는 누가 참석하느냐를 두고 말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항공료는 경주시가 부담하고 체재비는 이란 측에서 부담하기로 당초 약속이 됐으나 이란 측에서 체재비 지불을 거절하는 바람에 참석인원을 줄이는 들 우여곡절도 겪었다고 한다.

우리가 웬만하면 경주시가 하는 행사에 태클을 걸지 않으려고 않지만 이번에는 너무 심한 것 같다. 22억이라는 거금을 들였다. 행사를 주관하는 주관사는 경주문화재단이지만 실질적으로는 MBC다. MBC의 수익사업이다. MBC에서는 또 일부를 전문기획사에게 하청을 주겠지만 말이다. 경주시에서는 감히 MBC의 요청을 거절할 힘이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명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을 치고 지진으로 인하여 관광객이 없다고 난리를 치는 판국에 거액을 들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이란의 어느 도시에 가서 무슨 공연과 홍보를 하지만 관광객 증대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 안다. TV프로그램 제작을 위하여 이란 대학생 차리프 파티마(20)라는 여대생 한 명이 경주에 왔다고 경주시가 보도자료를 냈다. 누가 비용을 냈는지 알 수 없다. 


그야말로 선심성, 일회성 행사다. 내년에 같은 수준으로 이란에서 경주로 그 만큼의 인구가 온다는 담보도 없다. 설사 답례로 온들 뭐하겠는가. 저들만의 리그일텐데. 관광객 유입은 거의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돈으로 신라문화제나 벚꽃축제나 옳게 해야 되지 않는가. 신라천년 경주라는 인센티브를 갖고도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축제 하나 변변히 갖고 있지 못하는 경주시가 부끄럽다. 시민의 돈으로 생전 이름도 못 들어본 나라의 한 도시에 가서 20억을 쓰고 오는 경주시장이다. 이해하려 해도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이에 대해 제동을 걸지 못하고 따라가는 의원들은 더 한심스럽다. 이러니까 시민들로부터 ‘물의회’라는 비판을 받는다. 행사의 명분과 타당성, 정당성 가성비가 없으면 의회에서 당연히 걸러야지 경주시에 편승하여 현장에 따라가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돈으로 관광객이 없어서 운영에 애로를 겪고 있는 불국사 여관단지에 저금리로 대출이나 해주어 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 불국사 지구에 저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실효성 없는 회의 몇 번 한 것을 빼고는 경주시가 한 일이 뭐가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중기청에 알선하여 대출 10억해 준 게 있지만 이자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것도 담보 여력이 없는 곳에는 해주지도 않았다. 


시민사회와 언론도 문제다. 처음부터 이의를 제기하여 여론몰이를 통해 무산시켜야 될 일인데도 모두가 뒷짐만 지고 있었다. 참 한심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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