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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경주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3.13 10:56 수정 2017.03.13 10:56

발행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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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달력에는 표시도 안 되어 있다.
3일 납세자의 날도 달력에 표시돼 있는데 비해 여성의 날 표시가 없는 것을 보면 여성 권익의 현주소를 짐작할 수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2만여 여성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인상, 투표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일으킨 사건 이후, 북미와 서구 유럽에서 각 나라별로 여성의 권익을 위한 행사를 개최해 오다가 유엔에서 1975년을 정식으로 “세계 여성의 해”로 선포했다가 1977년에는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정했다.
러시아에서는 1965년부터 공휴일로 정했다.

한국에서는 1920년 일제 강점기에 나혜석, 김활란 등 자유주의 진영과 허정숙, 정칠성 등 사회주의 진영이 각각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하면서 정착되었다. 

해방 이후 좌우의 이념대립으로 형식적인 행사에 그쳤던 ‘여성의 날’을 공식적으로 지정한 것은 1985년 들어서였다. 그해 제1회 한국여성대회가 개최되었고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전국적인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그러나 행사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오늘 중구 프레스센터에 국제회의장에서 열렸습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전 세계 모든 여성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했습니다.
또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저출산 시대에 양성평등 문화 정착은 이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 했습니다’ 언론에 나타난 보도의 전부다.

경주에서는 그럴듯한 행사도 없다. 경주시장은 이란에서 열리는 무슨 행사에 가고 없다.
경주에도 수많은 여성단체가 있는데 왜 합동으로 대회든 잔치든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 스스로 권익을 포기하는 걸까? 민주주의에서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권리는 게으른 자 위에서 낮잠을 잔다고 하지 않던가? 인류의 절반 이상은 여성이다.

인류사 이래 전통적으로 남자의 역할은 ‘사냥과 전쟁’이었다. 먹이를 책임지고 외부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다.
반면 여성은 ‘생산과 양육’이었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소의 변화는 있지만 이 전통이 인류를 영속시키는 근거다. 동양에서는 음양의 조화로 보았는데 어쨌든 우리는 이 때문에 존재한다. 성인이든 현자든 필부필부(匹夫匹婦)든 예외가 없다.

“여성은, 특히 빈곤할수록 돌봐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창조적이고 능동적이 된다. 남자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놓이면 마약이나 알콜 등에 빠지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 살아가기 위해 세상과 맞선다.” 미국 MIT 촘스키 교수의 말이다.

임어당(1895-1976)은 그의 책 ‘생활의 발견’에서 ‘여성이 요람 곁에 서서 아기를 내려다 볼 때, 그리고 젖가슴에 아기를 안고 있을 때, 손에 네 다섯살 아이를 잡고 걸어갈 때 가장 아름답고 진지하고 위엄 있게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관점이 다르지만 인류의 4대 성인(다분히 주관적이다. 칼 야스퍼스가 <소크라테스·불타·공자·예수·마호메트>라는 책을 써서 5대 성인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철학사에서는 예수·석가·노자·공자를 4대 성인으로 보는 예가 많다.
마호메트를 성인 대열에 넣는 것을 싫어한 서구인들이 마호메트를 빼고 4대 성인으로 부른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자로 본다.) 중에 여성의 존재와 가치를 남성보다 우월하게 본 성인은 노자(老子)가 유일하다.

지금부터 2천 5백년전, 남성 위주의 중국사회에서 어떻게 여성의 존재와 가치를 크게 존중했는지 가히 놀라울 정도다. 노자보다 30년 정도(역사적학으로 확실치는 않다) 뒤에 태어난 공자는 여성을 소인배와 동일하게 취급했는데도 말이다.

노자는 여성을 천지의 근본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天地之根. 도덕경 6장) 힘은 비록 약하지만 영원히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고 부연하고 있다. 上善若水(도덕경 8장),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하여 물의 성질이 도에 가깝다고 비유한다. 노자는 도에 가까운 것으로 여성과 물, 어린이, 풀무 등을 들었다.
강양자 부득기사(强梁者 不得其死. 도덕경 42장)라 하여 남자처럼 뻣뻣하고 강한 것은 자연스럽고 만족한 죽음을 얻지 못한다고 하여 이를 가르침의 으뜸으로 삼겠다고 했다. 고금을 통틀어 분투(奮鬪)한 사람치고 침대에서 편안하게 죽은 자가 별로 없지 않던가.

柔弱勝强剛(유약승강강. 도덕경 36장. 약하고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빈산이정승모(牝常以靜勝牡. 도덕경 61장-여성은 조용하지만 늘 남성을 이긴다).
이귀식모(以貴食母-먹여주고 길러주는 어머니를 귀히 여긴다. 도덕경 20장) 모두 여성의 위대함을 상징하고 비유하는 말이다.

2005년도에 영국의 어느 단체에서 영어권 102개 나라 4만명을 대상으로 영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1백개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Mother(어머니)가 단연 1위였다. Father(아버지)는 7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2위는 Passion(열정), 3위는 Smile(미소), 4위는 Love(사랑), 5위는 Eternity.영원), 6위는 Fantastic.환상적인), 7위는 Destiny.운명), 8위는 Freedom.자유), 9위는 Liberty(해방), 10위가 Tranquility.평온), Money(돈)는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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