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공자(孔子)의 3년상(喪)과 화장문화공자의 논어 17편 ‘양화’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공자의 제자 ‘재아’와 나누는 대담이다.
재아가 공자께 여쭈었다. “3년의 상을 지키나 1년도 긴 것입니다. 군자가 3년동안 예를 지키지 않으면 예가 반드시 파괴될 것이고, 3년 동안 음악을 다루지 않으면 음악이 반드시 무너질 것입니다.
옛 곡식은 다 없어지고, 새 곡식이 등장하며, 불씨도 나무를 모두 바꾸어 다시 전의 나무로 불을 얻게 되니 1년으로 끝내도 될 것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쌀밥을 먹고 비단 옷을 입어도 네 마음이 편안하겠느냐?” 재아가 답했다. “예, 편안할 것입니다.” 다시 공자 이르시길 “네가 편안하다면 그렇게 하거라. 군자는 상을 치를 적에는 맛있는 것을 먹어도 달지 않고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아니하며 잘 지내도 편안치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너는 편안하다니 그렇게 하거라.”
재아가 밖으로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재아는 인(仁)하지 못하다. 자식은 태어나서 3년이 된 뒤라야 부모의 품을 벗어날 수 있다. 3년 상이란 천하에 통용되고 있는 상례이다. 재아도 3년 동안은 그의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었겠지.”
화장 풍습이 85%에 이른다고 한다. 묘지가 없거나 비싼 이유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실상 대부분의 이유는 자식들의 편리함 때문이다. 바쁘다는 핑계와 비용 때문이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는 석달 매혼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3일 매혼으로 짧아지더니 이제 당일 매혼이 대부분이다. 나쁜 말로 하자면 부모를 산에다 끌어 묻어버리고 내려온다. 매혼도 이러할진대 화장이야 오죽하겠는가. 너무 살벌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상 부모의 산소를 쓰고 1년에 한 두 번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그리도 바쁜가? 그렇지 않다. 단지 귀찮을 뿐이다.
2천 5백년전 공자 시절에는 대부분 3년상(실제로는 만 2년상. 상이 시작되는 날을 1년으로 친다)을 치렀다.
공자는 자식이 태어난 지 2년이 지나야 부모의 품을 떠난다고 보고 이 유아기 2년 동안 부모의 품으로 길러준 은혜에 대한 보답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풍습에 대해 제자인 재아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이 만 2년의 기간을 낭비라고 보고 1년상으로 끝내도 되지 않느냐고 공자에게 질문하지만 공자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요즘 말로 상놈이 아니냐고 핀잔을 준 것이다.
공자의 생각은 사람이 태어나서 2년 동안은 온전히 부모의 품 속에서 자라는데 최소한 이 기간 동안은 돌아가신 부모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제자 재아는 요즘 말로 먹고 살기 바쁜데 1년이면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폈다가 스승에게 욕만 먹었다. 전통과 예절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던 공자로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재아로서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바쁜 일상을 핑계로 대지만 실제로는 비용절감과 부모의 사후 벌초 등 귀찮은 일을 핑계로 화장문화를 선호하는 게 아닐까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청명·한식에 생각해 보는 단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