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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대학 입시 제도 변화와 고교 평준화 정책

오마이경주 기자 입력 2026.01.07 11:37 수정 2026.01.07 11:39



                                                                  (前 대구 부교육감/ 現 문명고 교장 임준희)

경북에 고교 평준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곳은 포항시가 유일하다. 과거 안동시도 고교 평준화를 하였으나 시행된 지 10년만에 결국 선발 시험으로 되돌아왔었다.

필자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경주에서 산 적이 있다. 경주는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라서 경주고라는 지역 명문고에 우수 학생이 몰렸었다. 그래서 지역사회에서는 평준화를 도입하자는 여론이 있었다.

우리가 평준화 정책 도입을 할 것인가를 논의할 때 가장 핵심은 바로 학생들의 학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때문이다. 평준화를 하면 성적 편차가 큰 학생들이 같은 학급을 구성하고, 이로 인해 수업이 효과적이지 못하는다는 것을 문제로 삼는다. 반면에 비평준화를 하면 비교적 성적이 고른 학생들이 한 학급내에 있으므로 선생님들이 수업효과가 크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현재는 비평준화 지역에도 고교 입학생들의 성적 스펙트럼이 꽤 넓다. 비평준화 지역인 경산에 소재한 문명고를 예로 들면, 신입생들의 성적이 최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골고루 흩어져 있다. 비평준화 정책의 장점을 못 살리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대학 입시 정책의 변화 때문이다. 현행 대학 입시는 고교 내신성적의 비중이 높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수시 모집에 응시하는 학생이 많다. 수능성적 위주로 하는 정시 모집보다는 학생부로 평가하는 수시 모집의 비율이 80%로서 월등히 높다. 그래서 대학 입시에 유불리를 따져서 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이 특정학교로 몰리지 않고 여러 학교로 분산이 된다. 비평준화 지역의 학교에도 결국 이질적인 학급 구성이 될 수밖에 없다.

포항시는 평준화 지역으로서 또다른 문제에 봉착해 있다. 중학교 졸업생수가 고교 입학 정원을 초과해서 일부 학생들이 관내 학교에 배정을 받지 못한다. 그러면 결국 성적순으로 관내 배정을 결정해야 한다. 평준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성적 요인이 학교배정에 영향을 준다.

평준화 정책을 실시하면 학교에 현실적인 장점이 하나 있다. 학생모집에 과도한 노력을 쏟을 필요가 없어진다. 대부분 경북지역은 신입생 모집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입학자원이 부족한 현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현장에서 경험해 본 바 너무 비교육적이다.

대학 입시 제도의 변화에 따라 고교입학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과거처럼 학력고사(수능시험)의 비중이 클 때는 비평준화 정책으로 수업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현행처럼 학생부가 중시되고 수시모집이 활성화된 상황에서는 평준화정책 도입 타당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사학의 자주성과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 보장, 학교 및 학생들의 선의의 경쟁 효과, 동질학급 구성의 수업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비평준화 정책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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