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결론 못 낸 국회, 다음달 3~4일 재논의…예비후보 등록은 이미 시작
인구편차·산정기준일 쟁점 속 지각 획정 반복…“이래서야 올바른 선거 되겠나”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주시 도·시의원 선거구 조정 여부가 또다시 미뤄지면서 유권자와 예비후보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선거 일정은 이미 본격화됐지만 정작 선거의 출발선인 선거구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공정성과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지역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초 23일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됐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는 결국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주요 쟁점을 검토했지만, 인구산정기준일과 광역의원 선거구 기준, 권역별 비례대표 문제 등 핵심 사안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위는 다음달 3~4일 전체회의를 열어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논의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헌재는 특정지역 선거구가 인구 편차 상하 50% 기준을 위반해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했다며 시한을 정해 법 개정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 개정과 선거구 재획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그러나 법정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데 있다. 이미 시·도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은 시작됐다. 경주 역시 종전 선거구를 기준으로 예비후보 등록이 이뤄지고 있다. 만약 다음달 정개특위 결정에 따라 선거구가 조정될 경우 후보자들은 선거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선거운동 구역이 달라지고 유권자 구성이 바뀌면 준비해 온 조직과 홍보 전략도 다시 짜야 한다. 이는 정치 신인일수록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의 혼란도 불가피하다. 자신이 속한 선거구가 어디인지, 누구에게 표를 행사해야 하는지조차 불명확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선거 참여 의지가 위축될 수 있다. 선거는 명확한 규칙과 예측 가능한 제도 위에서 치러질 때 공정성이 확보된다. 그러나 선거일을 100여 일 앞둔 시점까지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는 현실은 제도의 신뢰를 흔드는 요인이다.
경주 지역 정치권에서는 도의원 선거구가 현행 4개에서 5개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인구 편차 조정 과정에서 일부 지역 의석이 재배정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시나리오는 국회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가정에 불과하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지역 정가는 셈법에 몰두하게 되고, 정작 정책 경쟁은 뒷전으로 밀릴 우려가 있다.
선거구 획정 지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 선거 때마다 법정 시한을 넘기는 ‘지각 획정’이 반복돼 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후보자와 유권자에게 돌아간다. 정치권의 협상 지연이 선거 현장의 혼선을 키우고, 이는 곧 민주주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선거는 축제여야 한다. 그러나 출발선조차 정해지지 않은 채 레이스를 시작하라는 것은 무책임에 가깝다. 다음달 예정된 정개특위 회의에서 합리적이고 형평성 있는 결론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공정한 경쟁의 토대 마련은 정치권의 책무다. 경주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신속한 결정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