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환경보존지구 속 새로운 한옥 해석…“전통은 재현이 아니라 맥락 속 해석”
젊은 여성 건축사의 시선, 경주 생활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다
<김정은 건축사 프로필>
• 경북대학교 건축학과 대학원 석사수료
• 건축사사무소 화담 대표 / 건축사 (2016~ )
• 前)경상북도 공공건축가
• 前)경상북도 경관위원회 위원
• 現)경상북도 건축위원회 위원
• 現)경상북도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
• 現)경주시 고도보존육성지역심의위원회 위원
• 現)경주시 업무평가위원
• 現)사단법인 경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 운영위원
• 2016.11.03. 경상북도 건축문화제 우수상
• 2019.10.10. 경상북도 건축문화상 대상
• 2020.10.28. 경상북도 건축문화제 초대작가상
• 2021.12.28. 경주시 건축상 우수상
• 2023.12.26. 경주시 건축상 우수상
• 2025.12.31. 경주시 건축상 우수상
2025년 경주시 건축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별하당’은 전통 한옥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현대의 삶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건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설계를 맡은 김정은 건축사는 경주의 역사적 맥락과 생활 공간의 현실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로 지역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젊은 여성 건축사로서 지역 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그는 “전통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삶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별하당(別河堂)’ 이 프로젝트는 전통 한옥의 형식을 바탕으로 현대 생활에 맞는 공간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설계를 맡은 김정은 건축사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여성 건축사로 활동 하는 등 지역 사회 다양한 분야에도 참여하며 새로운 건축 담론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별하당’은 ‘다른 흐름을 담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북측 흥륜사와 남측 남천 사이 국당마을 중심부에 자리한 이 대지는 역사와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장소이며, 그 맥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기존 가로 환경을 환기시키는 새로운 건축적 흐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에게 이번 별하당과 여성 건축사로의 삶에 대해 들었다.
질문1: 이번 2025년 경주시 건축상에서 '별하당'으로 최우수상을 받으셨습니다. 먼저 간략한 수상 소감과 함께, 작품명인 '별하당'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25년 경주시 건축상에서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고도보존에 관한 특별법」이 적용되는 역사문화환경보존육성지구 내에서 진행된 작업이었기에, 그 책임감이 더욱 컸습니다.
‘별하당(別河堂)’은 ‘다른 흐름을 담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북측 흥륜사와 남측 남천 사이, 국당마을 중심부에 자리한 이 대지는 역사와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장소입니다. 그 맥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기존 가로 환경을 환기시키는 새로운 건축적 흐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전통의 형식을 따르되, 그 안에 오늘의 삶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 그것이 ‘별하당’이 지향한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질문2 경주는 전통 한옥의 미학이 살아있는 도시입니다. '별하당'을 설계하시면서 경주라는 도시의 지역적 특성을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그리고 기존 전통 한옥과 차별화되는 '별하당'만의 설계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경주는 단순히 한옥이 많은 도시가 아니라, 시간의 층위가 켜켜이 쌓여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전통은 재현이 아니라 ‘맥락 속에서의 해석’이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지는 동측 3m 이상 도로에 약 16m 접하고, 남·북측으로 기존 한옥과 양옥이 혼재된 노후 가로 환경 속에 위치합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새로운 건축은 주변과 단절되기보다, 가로의 흐름을 정돈하고 공간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설계의 핵심은 두 개 동의 배치 전략이었습니다. 전면부에는 ‘ㄱ’자형 팔작지붕(가동)을 배치하여 가로에 대한 상징성과 위계를 형성하고, 후면부에는 ‘―’자형 맞배지붕(나동)을 배치해 기능적으로 분리하면서도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계획했습니다. 또한 한식 와편 담장과 대문을 통해 비정형 가로를 정돈하고, 마당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공간 감각을 회복하고자 했습니다.
전통 한옥의 목구조 형식을 따르되, 구조적 안전성과 현대적 사용성을 동시에 충족시킨 점이 ‘별하당’의 차별화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3: 여성 건축사로서 섬세한 시선이 설계 과정에 반영되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별하당'을 이용하거나 거주할 사람들을 위해 동선이나 공간 구성에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어디인가요?
저는 공간을 설계할 때 머무는 사람의 감각과 일상의 리듬, 다시 말해 생활의 결을 세밀하게 읽어내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별하당’은 소규모 단독주택이면서 동시에 한옥 체험업으로도 활용 가능한 복합적 성격의 공간입니다. 낯선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만큼 동선의 안전성, 시선의 각도, 소음과 사생활 보호, 욕실과 침실의 거리 등 작은 요소까지 치밀하게 검토했습니다. 두 동이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도 서로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도록 배치와 담장, 창호의 높이와 레벨 차를 정교하게 조율한 점이 핵심입니다.
전통 한옥의 멋은 유지하되, 현대 숙박시설로서의 기능과 편의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전통은 단지 보여지는 것 뿐만 아니라, 머무는 사람이 체감하는 공간의 깊이에서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그 점이 ‘별하당’이 지향한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질문4: 한옥 건축은 현대 건축에 비해 시공 과정이나 자재 선정에서 까다로운 점이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별하당'을 완성하기까지 가장 큰 도전이나 어려움은 무엇이었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가장 큰 어려움은 전통식 목구조 방식과 현대 법규의 조율이었습니다. 전통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단열, 설비, 구조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했기 때문에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시공자 및 관계전문가와 협의하며 세부 디테일을 반복적으로 검토했습니다. 특히 목구조 접합부의 정밀도와 처마 깊이, 창호 구성 등은 전통의 미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성능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지점이었습니다.
또한 협소한 대지 안에 두 개 동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면서도 마당의 공간감을 확보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였습니다. 여러 차례 모형 검토와 도면 수정 과정을 거쳐 동간거리, 시선의 각도, 레벨 차를 조정하여 현재의 배치를 완성했습니다.
결국 전통을 ‘형태’로만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와 디테일까지 존중하며 끝까지 구현하려는 태도가 ‘별하당’을 완성도 높은 건축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5: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경주에서 어떤 건축 활동을 이어가고 싶으신지, 그리고 건축사님이 꿈꾸는 '경주의 미래 건축'은 어떤 모습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주는 과거를 보존해야 하는 도시이지만, 동시에 현재의 삶이 지속되어야 하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경주에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생활 건축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관광 이미지로 소비되는 한옥이 아니라, 실제 거주와 체험이 가능한 ‘살아 있는 한옥’을 확장하는 작업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제가 꿈꾸는 경주의 미래 건축은 ‘형식은 절제되어 있지만 공간은 깊이 있는 건축’입니다.
지역의 시간과 현재의 삶이 조화를 이루고, 그 변화를 지역 건축사가 주도하는 경주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경주는 전통 한옥이 도시 풍경을 이루는 대표적인 역사도시다. 하지만 김 건축사는 경주를 단순히 ‘한옥이 많은 도시’로 보지 않는다. 또한 그는 “경주는 시간의 층위가 켜켜이 쌓여 있는 도시”라며 “전통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맥락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김 건축사는 경주에서의 건축 활동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경주는 과거를 보존해야 하는 도시이지만 동시에 현재의 삶이 지속되어야 하는 도시”라며 “앞으로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생활 건축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관광 이미지로 소비되는 한옥이 아니라 실제 생활과 체험이 가능한 ‘살아 있는 한옥’을 확장하는 건축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꿈꾸는 경주의 미래 건축은 형식은 절제되어 있지만 공간은 깊이 있는 건축”이라며 “지역의 시간과 현재의 삶이 조화를 이루고 그 변화를 지역 건축사가 주도하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 하고 있다.
이번 경주시 건축상 우수상 수상은 단순한 건축 작품의 성과를 넘어 경주라는 도시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새로운 건축 해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모색하는 김정은 건축사의 작업이 앞으로 경주의 건축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