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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슬기로운보장생활>자산 수호의 마지노선, 보험을 통한 상속 재원 마련과 절세 전략

오마이경주 기자 입력 2026.04.08 08:40 수정 2026.04.08 08:42




경주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역사적 자산이 풍부하지만, 개인의 자산 구조 역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자산 구조는 상속 발생 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낸다. 바로 ‘현금 유동성’의 부족이다.

상속세는 사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현금으로 자진 신고 및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억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현금으로 즉시 마련하지 못하면, 유족들은 조상 대대로 지켜온 소중한 선산이나 알짜배기 건물을 헐값에 급매하거나 공매로 넘겨야 하는 비극적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세금 폭탄’의 위협으로부터 가문의 자산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베테랑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도구가 바로 보험이다. 보험을 활용한 상속 설계의 첫 번째 핵심은 ‘사망보험금의 귀속’ 문제다. 민법상 사망보험금은 수익자의 고유재산으로 보지만, 세법은 실질적인 보험료 납입 주체를 따진다. 피상속인(부모)이 보험료를 냈다면 이는 ‘간주상속재산’에 포함되어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된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절세의 정석은 ‘계약자와 수익자를 자녀로, 피보험자를 부모로’ 설정하는 구조다. 소득이 있는 자녀가 본인의 자금으로 보험료를 성실히 납입했다면, 추후 부모 사망 시 수령하는 보험금은 상속세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이는 합법적으로 거액의 현금 자산을 자녀에게 이전함과 동시에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길이다.

두 번째 핵심은 상속인 간의 분쟁 예방과 형평성 제고다. 경주 지역의 가업이나 부동산 상속 현장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는 특정 자녀에게 자산이 쏠릴 때 발생하는 나머지 자녀들의 소외감이다. 이는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 등 형제간의 법적 다툼으로 번지기 일쑤다. 이때 사망보험금을 적절히 활용하면, 부동산을 물려받지 못하는 자녀에게 현금화된 보험금을 배분함으로써 문중의 화합을 지키고 분쟁의 씨앗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을 통한 상속 설계에는 간과해서는 안 될 엄중한 위험(Risk)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실수는 ‘자금 출처’의 불분명함이다. 국세청은 소득이 없는 자녀가 고액의 보험료를 납입했을 경우, 그 자금의 원천을 정밀 조사한다. 만약 부모가 자녀의 계좌로 돈을 입금해 보험료를 대신 내준 사실이 밝혀지면, 이는 실질적인 증여로 간주되어 증여세와 상속세가 동시에 추징되는 역효과를 낳는다. ‘실질과세의 원칙’ 앞에 어설픈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물가 상승에 따른 보험금의 실질 가치 하락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10년, 20년 전 체결한 보험금이 현재의 치솟는 부동산 가액과 그에 따른 상속세 증액분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자산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보험 가입 금액이 적정한지를 전문가와 함께 점검하는 ‘리밸런싱’ 과정이 필수적이다.

진정한 상속은 단순히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수단’까지 완벽히 준비해 주는 것이다. 징벌적 과세의 시대, 경주의 어른들이 보여주어야 할 덕목은 조상의 땅을 지키기 위한 치밀한 준비와 실천이다. 지금 바로 자녀의 소득 원천을 점검하고, 우리 가문의 자산 규모에 맞는 상속 재원 마련 계획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백년가업을 잇는 가장 현명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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