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평가’ 발주조차 안 하는 한수원의 속내, 정치적 면피에 멍드는 지역 재정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경주, 월성원전 ‘가동 중단’의 검은 그림자
같은 중수로 묶여 ‘진실 외면’... 연 650억 세수 증발 위기에도 한수원은 ‘눈치 보기’
월성원자력발전소 2·3·4호기의 운명이 시계 제로의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겉으로는 계속운전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는 척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이라는 사법적 덫에 걸려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결국 중앙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정치적 면피를 위해 경주 경제가 ‘제물’로 바쳐지고 있다는 주장을 원자력 관계자 및 한수원 노조는 말하고 있다.
지난 2일 경주청년회의소에서 열린 시민 소통 간담회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는 준엄했다. 핵심은 간단하다. 월성 2·3·4호기는 1호기와 동일한 ‘중수로’ 모델이다. 만약 지금 2·3·4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제대로 실시해 ‘계속운전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는 곧 과거 1호기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기 폐로시킨 결정이 ‘명백한 조작’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것이 핵심 내용으로 그로 인해 경주 경제가 제물이 되고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현재 월성 1호기 사건은 전직 장관과 한수원 간부들이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수원 수뇌부 입장에서 2·3·4호기의 경제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자신들의 동료나 선배들의 목에 칼을 겨누는 행위와 다름없다는 주장으로, 강창호 한수원 노조위원장이 “2·3·4호기가 1호기 사건의 뒤를 닦아주기 위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성토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장의 징후는 더욱 노골적이다. 계속운전을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경제성 분석’은 아직 발주조차 되지 않았다. 중수로 원전의 핵심 부품인 ‘압력관’ 교체는 발주부터 시공까지 한수원 핵심 부서 관계자에 따른면 최소 4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이에 반면 강창호위원장은 6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처럼 최소 4년에서 6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임에도 한수원측은 진행중이라고 한다. 겉으로는 진행하고 있다는 절차를 얘기 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설계수명 만료 시점에 맞춰 자연스럽게 원전이 멈춰 서기를 기다리는 ‘태업(怠業)’에 가깝다라고 밖에 이해 할수 없다.
문제는 이 ‘고래 싸움’에 경주 시민들의 경제권이 달린 ‘새우 등’이 터지고 있다는 점이다. 월성 2호기는 당장 올해 11월이면 멈춰 선다. 이어 3, 4호기가 줄줄이 멈추게 되면 경주시는 연간 약 650억 원에 달하는 지역자원시설세,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금, 재산세 등을 고스란히 잃게 된다. 이는 경주시 전체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재원으로, 교육·복지·인프라 등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돈이다.
한수원이 정치적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시간을 끄는 사이, 경주 경제는 매일 억 단위의 손실을 입으며 고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책 지연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대한 ‘배임’이자 ‘폭거’다. 원전 가동 여부가 정치적 논리에 휘둘려 지역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는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주장을 이번 소통간담회에서 주최측은 주장하고 있다.
"결국 주사위는 던져졌고, 해결의 열쇠는 경주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몫으로 남았다. 월성 2·3·4호기 계속운전 지연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이제 ‘에너지 이슈’가 아닌 ‘경주 생존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역 정가와 예비 후보자들 사이에서도 한수원의 불투명한 행정을 비판하고, 연간 650억 원에 달하는 재정 공백을 막기 위한 정책적 대안이 이번 선거의 핵심 화두로 부상했다. 월성 1호기의 전철을 밟아 경주의 백년대계가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사태는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한수원은 조속히 경제성 분석에 착수하여 그 실체적 진실을 시민 앞에 공개해야 하며, 그 결론에 따른 모든 사회적 책임 역시 한수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