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자동차보험 제도 개편(일명 '8주 룰')은 우리 실생활과 경제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매우 중요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흔한 일이다.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 선량한 다수를 보호한다는 정책적 취지는 긍정적이나, 제도를 잘 몰라 정당한 치료마저 포기해야 하는 이웃이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때 이다.
가을을 맞아 가족들과의 나들이 중 운전자간 서로간의 작은실수로 가벼운 접촉 사고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교통사고는 찰나에 발생하지만, 그 수습과 치료 과정은 길고 지난하다. 특히 눈에 띄는 외상은 없으나 목이나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이른바 ‘경상환자’의 경우, 치료와 합의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가벼운 접촉 사고에도 합의금을 높일 목적으로 무리하게 장기 입원을 고집하는 이른바 ‘나이롱환자’ 문제가 만연하다. 과잉 진료로 새어 나간 막대한 보험금은 결국 선량한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공동체의 신뢰를 멍들게 하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는 마땅히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이에 정부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칼을 빼 들었다. 당장 오는 9월 10일부터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 이른바 ‘8주 룰’이 본격 시행된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해 12~14급에 해당하는 경상환자(척추 염좌, 단순 타박상 등)가 사고 발생일로부터 8주를 초과해 보험 적용 치료를 계속 받으려 할 경우,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진단서 없이도 본인이 원하면 장기 치료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8주가 넘어가면 반드시 추가 진단서와 치료경과 기록지 등을 제출해 전문 의료인의 ‘치료 필요성 심사’를 받아야만 한다. 제도 도입으로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는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문제는 제도의 사각지대다. 뼈가 부러지지 않은 단순 염좌라 할지라도, 개인의 건강 상태나 기저 질환에 따라 8주 이상 심한 통증과 후유증을 앓는 억울한 피해자는 분명 존재한다.
심사 과정이 복잡해졌다는 이유로, 혹은 제도를 몰라 제때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 지역 가입자들은 바뀐 제도의 핵심 요소를 반드시 숙지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첫째, 사고 초기부터 자신의 상해 등급을 명확히 확인하고 꼼꼼한 의료 기록을 남겨야 한다. 간헐적으로 병원을 찾다가 8주 시점에 이르러 갑자기 추가 진단서를 발급받으려 하면 심사에서 그 필요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초기 진료부터 주치의에게 자신의 통증 부위와 정도를 정확히 설명하고, 치료 과정이 의무기록 차트에 상세히 남도록 소통하는 것이 기본이다.
둘째, 8주 만료 전 미리 진단서 발급을 준비해야 한다. 치료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8주 시한이 닥쳐서 당황하지 말고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해 추가 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공백 없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이때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심사 검토에 필요한 진단서 발급 비용과 심사 기간 중 발생하는 치료비는 환자 본인이 아닌 보험회사(또는 공제조합)가 전액 부담한다는 사실이다. 비용 걱정 때문에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셋째, 일괄적인 잣대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 대상도 기억해야 한다. 정부는 치료권 보장을 위해 만 7세 이하의 영유아나 임산부의 경우에는 별도의 심사 없이도 기존처럼 8주 초과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두었다.
법과 제도는 뼈대일 뿐, 그것을 운용하고 권리를 찾는 것은 온전히 시민의 몫이다. 다수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얌체 행위는 시스템을 통해 철저히 걸러내되, 정당하게 치료받을 권리는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9월 새롭게 바뀌는 자동차보험 제도가 지역 사회에 건전한 보험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께서는 달라진 ‘8주 룰’을 명확히 이해하시어, 예기치 못한 사고 앞에서도 억울함 없이 자신의 건강과 권리를 지켜내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